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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층·중밀·저자극 주거·산업 복합 모델 확산을 통한 미래형 산업도시, 혁신도시 주거·산업 환경 개선 제안

현황 및 문제점

 

 

현재 대한민국의 주거 및 도시 정책은 “공급량 확대”와 “단기 효율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3기 신도시를 포함한 대규모 주거 공급 정책은 고층·고밀 아파트 단지 조성을 사실상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주거의 양적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는 반면, 삶의 질이라는 질적 문제를 구조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시계획과 주거정책 전반에서 반복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층·고밀 = 선진·효율이라는 고정관념입니다.
세대 수 극대화, 용적률 상향, 고층화는 행정적 성과를 수치로 빠르게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이는 소음 증가, 차량 과밀, 층간소음, 생활 스트레스 누적이라는 부작용을 필연적으로 동반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장기 거주를 전제로 한 안정적 삶의 환경과는 본질적으로 충돌합니다. 특히 정부가 현재 조성중인 혁신도시지구도 고층·고밀·도로를 넓게 하여 휴먼스케일과는 거리가 먼 비슷하게 생긴 혁신도시를 여기저기 복제하는 중이라서 삶의 질 측면에서 우려가 되는 현실입니다.

 

 

신서혁신도시의 모습. 주거지와 업무용지가 정확히 분리되어 있다. 이런 도시는 걷는 도시가 아니고, 주거용지는 정확히 베드타운이 되고 업무용지는 상업시설과 뒤엉켜 무질서도가 높아지고 생활소음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2. 거리 비례와 도시 스케일에 대한 고려 부족입니다.
현재의 신도시와 재개발·재건축 지역 다수는 건물 높이, 도로 폭, 보행 공간 간의 비례가 불안정하여, 보행 시 시야가 급격히 열리고 닫히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는 도시를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살아보면 피곤한 공간”으로 만듭니다. '이거 저거 다 넣고 용지를 명확히 나누자' 와 같은 논리로 만들어진 도시의 피로도는 공원이나 문화시설의 유무보다, 이러한 물리적 비례의 불안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문화·공공 프로그램’ 중심 사고의 과잉입니다.
현재 다수의 도시계획 문서에는 문화시설, 랜드마크, 이벤트 공간, 활력 거점이 자동적으로 포함됩니다. 이는 외부 유입 증가, 소음 확대, 차량 통과 교통 증가를 초래합니다. 유럽의 다수 중층 주거지 사례에서 확인되듯, 주거 형태 그 자체가 이미 공공적이고 문화적인 경우, 별도의 프로그램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삶의 질이 높은 지역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산업과 주거의 이분법적 분리입니다.
산업단지는 일하는 공간, 주거지는 잠자는 공간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직주근접은 구호에 그치고, 실제 생활은 장거리 통근과 시간·에너지 소모를 전제로 설계됩니다. 이는 특히 AI, 바이오 등 고집중·저자극 환경을 요구하는 미래 산업과 명백히 부조화됩니다.

5. 다섯째, 민원에 대한 과도한 선제적 회피입니다.
“왜 우리만 6층이냐”, “왜 상업시설이 적으냐”, “왜 랜드마크가 없느냐”, “왜 이렇게 조용하냐”와 같은 민원은 초기 계획 단계에서 빈번히 제기됩니다. 이로 인해 계획은 반복적으로 타협되고, 결국 어느 방향에서도 완결성을 갖지 못한 공간이 양산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민원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형태가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소멸되거나 방향이 전환되는 성격을 가집니다.

 

 

개선방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규모 고층 신도시 확장이나 무차별적 도시재생 방식에서 벗어나, 소수라도 확실하게 성공하는 중층·중밀·저자극 모델을 전략적으로 구축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본 제안은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유사한 구조를 참고하되, 이를 보다 명확한 기준으로 정식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 거리 비례의 안정화를 도시 설계의 최우선 원칙으로 설정
건물 높이, 도로 폭, 보행 공간 간 비례를 적절히 조정하여, 보행자가 도시를 이동할 때 시각적·심리적 긴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 스케일의 문제이며, 도시의 피로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2. 중층(4~8층) 중심의 반복적이고 절제된 건축 구성
건물의 개별적 다양성보다, 높이·창 비례·리듬의 반복을 통해 안정감을 형성해야 합니다. 반복은 단조로움이 아니라 질서이며, 그 위에 최소한의 변주만을 허용하는 방식이 장기적 미감을 유지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듭니다. 예측 가능한 환경은 안정적인 과학기술중심 개발 환경을 만들고 이것은 자연스러운 발전을 촉진하게 됩니다.

3. 차량 통과량을 줄이고 생활도로 중심 구조 확립
차량 접근은 허용하되, 통과 교통을 구조적으로 줄임으로써 소음과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이는 아이의 보행, 창문 개방, 야간 정숙성을 결정하는 전제 조건입니다.

4. 인구밀도의 명시적 상한 설정 (1km²당 약 500~1000명)
이 밀도는 인프라 유지가 가능하면서도 생활 스트레스가 최소화되는 수준입니다. 이는 산업도시의 ‘사람이 적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살기 적정한 도시’의 밀도입니다.

5. 각종 소음의 개선 및 쓰레기 배출 시스템의 질서화
 층간소음과 벽간소음 등 진동으로 유발된 소음을 줄이기 위한 구조를 채택 및 방음재를 충분히 설치하고 테스트를 꼼꼼히 실시하여 등급제(S, A+, A,...)로 나누어 주택들에 등급을 공개적으로 부여.
그리고 쓰레기 배출 동선, 시간, 장소를 정밀하게 설계하여 생활 질서를 유지해야 합니다.

6. 공원의 이벤트화 배제, 생활 여백으로서의 분산 배치
대형 중앙공원이 아닌, 조용하고 분산된 소규모 녹지 배치를 통해 일상 속 휴식을 제공해야 합니다.

7. 문화·공공 프로그램의 의도적 최소화
주거지의 목적은 방문객 유치가 아니라 거주자의 안정입니다. 형태와 질서가 충분히 확보된 주거 환경에서는 별도의 문화 프로그램이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8. 산업, 주거, 상권의 섬세한 혼합
저소음·저공해 산업을 전제로 한 직주근접 구조를 통해, AI·바이오 등 미래 산업 종사자에게 적합한 생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상가주택이 주로 있는 상권과, 다세대주택이 주로 있는 주거권, 그리고 산업시설이 적절히 분배되고 혼합하여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는, 조망권과 상업권 그리고 교통에 악영향을 주므로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여러 혁신·산업도시들을 실험군으로 지정하여 비교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9. 계획의 일관성 유지와 예외 최소화
초기 민원 대응을 이유로 한 층수 상향, 상업시설 확대, 기능 추가는 장기적으로 도시의 성격을 훼손합니다. 유럽 주거지의 안정성은 규칙을 최소화하는 데서 나옵니다.

10. 전국 단위로 최소 5개 내외의 시범지구 조성
모든 지역을 동시에 바꾸기보다, 비교 가능한 기준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수의 성공 사례는 전체 도시 정책의 기준선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집니다.

 

 

기대효과

 

본 제안이 실현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구조 변화에 있습니다.

1. 삶의 질 기준선 자체의 상승입니다.
조용함, 예측 가능성, 안정된 거리 비례를 경험한 시민들은 더 이상 고층·고밀 주거를 당연한 선택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됩니다. 삶의 질이 바탕에 잘 깔리게 되면 연구원, 과학기술산업 종사자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게 되고 이는 엘리트들이 거주하면서 연구하고 싶은 마을을 만들게 되어 커다란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민원의 구조적 감소 및 전환입니다.
초기 반대는 존재하나, 시간이 지나면 “왜 저기는 저렇게 잘 되어 있느냐”는 비교 요구로 민원의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3. 미래 산업 친화적 주거 환경 구축입니다.
고집중·저자극 환경은 AI·바이오 산업의 인재 유치와 정착에 결정적 요소가 됩니다.

4. 도시 재정의 효율성 개선입니다.
과도한 시설 유지비, 이벤트 운영비 없이도 안정적인 생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5. 잘못된 도시를 고치느라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의 감소입니다.
도시재생과 반복적 보완이 아니라, 처음부터 바르게 만드는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도시는 반드시 시끄러울 필요가 없으며, 발전은 반드시 고층일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산업단지나 혁신도시에서 조용함, 비례, 반복, 억제, 적정 밀도는 과거의 가치가 아니라, 미래 산업과 삶의 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입니다.
본 제안은 대규모 확장이 아니라, 기준이 될 수 있는 소수의 완성도 높은 도시 환경을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이는 충분히 가능하며, 이미 오창과 같은 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은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이나 예산이 아니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정책적 의지와 기준의 재정의라고 판단됩니다.